[e경제뉴스 이춘영 기자] 여주인공 비올레타가 폐결핵으로 숨을 거두며 막이 내리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는 베르디 중기 걸작으로 꼽힌다. 결핵 약이 드믄 18세기 얘기인데 170여년을 뛰어넘어 코로나로 고통받는 우리사회에 새삼 결핵 방역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외국인 결핵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에 놀란 정부가 급히 나서 외국인의 다제내성 결핵 예방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법무부와 협조해 외국인 다제내성 결핵관리 강화 정책을 4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감소추세를 보인 외국인 결핵환자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서자 예방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2016년부터 결핵고위험국가 장기체류 비자신청을 위한 외국인 대상 결핵검진 의무화를 통해 외국인 결핵 신환자 수는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외국인 다제내성결핵 환자 수는 2019년 107명으로 전년 대비 19명(21.6%) 늘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입국 전 장기체류 비자 신청 시 결핵검사를 의무화 하고 있는 대상 국가(결핵고위험국가)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다제내성결핵 고부담국가 16개국을 추가(19개국→35개국) 지정하기로 한 것이다.
결핵고위험국가 지정기준은 결핵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50명 이상이고 국내에서 취업, 유학 등 집단 활동을 하는 체류자격 소지자가 많은 국가 또는 WHO 가 지정한 다제내성 결핵 고부담국가이다.
추가된 16개 국가는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공화국,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콩고민주공화국, 케냐, 모잠비크, 짐바브웨, 앙골라, 페루, 파푸아뉴기니이다.
이들 35개 결핵고위험국가 외국인 결핵환자에 대해서 완치 전까지 장기체류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
또한, 국내에 단기로 체류하고 있는 결핵 고위험국가(35개) 외국인이 장기체류로 비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다제내성결핵이 확인된 경우에는 장기체류 허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결핵 유소견자를 대상으로 약제내성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여 다제내성결핵을 조기진단하고, 결핵 고위험국가의 외국인 다제내성결핵환자는 전염성 소실시 까지 입원 치료 후 출국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과 법무부 추미애 장관은 "이번에 추가로 강화된 외국인 다제내성 결핵관리 정책이 외국인 결핵환자의 유입 차단 뿐 아니라 국내 체류 외국인의 다제내성결핵 예방관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